몽크(Thelonious Monk), 별난 사람? 미친 사람? 모던 재즈의 창시자?

안녕하세요 여러분 최광문의 재즈 노트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는 가장 창의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모방할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사운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듀크 엘링턴과 함께 금세기 가장 위대한 미국 작곡가 중 한 명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패션, 창의적인 언어사용, 신랄한 유머 등 삶의 모든 면에서 그의 독창성에 대해 평론가와 팬들은 별난 사람, 미친 사람, 무뚝뚝한 사람 등으로 그를 불렀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모던 재즈의 최초 창시자 중 한 명인 바로 델로니어스 몽크입니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놀랍도록 독특하고 모방할 수 없는 연주와 작곡 스타일로 다음 재즈 세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몽크와 같은 연주 스타일은 상당히 드물었으며 복잡하고 때로 불협화음과 재미있는 리듬의 간격들로 가득 차 있었죠. 그리고 그의 좌우명은 피아노에는 잘못된 음이 없다입니다. 이 말은 즉 12음을 모두 다 사용한다는 말과도 같은데요.

 

그의 이런 다양한 시도들과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작곡들 중에서 대중들에게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아온 재즈 스탠다드들이 많이 있죠. 대표적으로 "Round Midnight," "Well You Needn't," "Straight, No Chaser" 그리고 "Epistrophy" 등 우리들에게 아주 익숙한 몽크가 작곡한 재즈 스탠다드입니다.

몽크가 중요한 재즈 뮤지션으로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밥의 혁명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으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인데요. 그는 1941년 비밥의 혁명이 시작된 곳이라 불리던, 맨하튼 할렘에 위치한 전설적인 민튼스 플레이 하우스의 드러머 케니 클라크에 의해 고용되어 하우스 플레이어가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잼 세션을 통해 몽크는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마일즈 데이비스, 소니 롤린스, 오스카 페티포드 등 새로운 세대를 이끈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하며 이 클럽은 신생 비밥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그는 비밥에 머물지 않고 현대 재즈를 위한 놀라운 연주들을 선보였는데요.

 

그의 피아노 연주를 짧지만 구체적이고 간략하게 설명해보자면 먼저

비밥 시대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왼손은 코드반주에 해당하는 컴핑, 오른손은 8분음표와 16분 음표 등을 바쁘게 연주했지만 몽크는 오른손 못지않게 왼손도 똑같은 비중으로 연주하며 건반 전체를 활용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그는 동시에 하행과 상행하는 온음계적 라인을 자주 사용하였고, 때로는 이런 모티브들을 여러 음역대에서 반복사용하기도 하였죠. 그는 병행 6도의 사용등을 통해 자신의 솔로를 확장했으며 이는 그의 창작곡 멜로디에서도 아주 잘 나타납니다. 또 한 그의 솔로 스타일은 긴 노트들뿐만 아니라 공간과 침묵을 사용하며 독특한 표현법과 절제된 음의 사용으로 공간감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큰 특징인데요.

특이하게도 일반적 비밥 피아니스트 반주자와는 다르게 다른 솔로주자를 위한 컴핑을 연주할 때 곧잘 스트라이드 피아노 왼손 반주를 연주하기도 하였으며 베이시스트와 드러머에게만 반주를 하게 하고 자신은 피아노 반주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미국에서 공부할 때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보여주셨던 자료화면에서 몽크가 앙상블 연주 중 아예 피아노에서 일어나 무대 가운데서 춤을 추듯 뱅글뱅글 손을 흔들며 도는 모습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의미를 모르고 영상을 봤더라면 아마 정신이 온전치 않은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그의 멋진 음악과 앨범을 추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첫 번째 녹음이자 리더작으로 “Round About Midnight”에서“Ruby, My Dear”까지 그의 가장 큰 히트곡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앨범은 몽크를 단 한 장의 앨범으로 정의하는 완벽한 음반입니다. 바로 1951년에서 52년에 걸쳐 완성된 Genius Of Modern Music Volume One + Two입니다. 화려한 몽크의 솔로 연주를 듣고 싶으시다면 1956년 발표한 ‘델로니어스 몽크 트리오’를 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앨범은 세션으로 참여한 드러머 맥스 로치, 아트 블래키와 함께해 마치 실제로 잼 세션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생동감 넘치는 음반입니다. 그의 피아노 트리오 앨범 중 역대 최고로 손꼽히는 앨범이기도 하죠. 다음 앨범은 Monk’s Music입니다. 콜맨 호킨스와 존 콜트레인, 아트 블래키가 세션으로 등장하며 몽크의 대표곡들인 "Well, You Needn't", "Ruby, My Dear", "Epistrophy" 와 같은 곡 안에서 아트 블래키의 박자를 밀고 당기는 하이헷 연주와 콜트레인 특유의 솔로 연주를 듣는 재미가 있죠. 1957년 발매된 Brilliant Corners의 Bemsha Swing, Pannonica 등 정말 감동적이며 어려운 코드와 멜로디의 음악에 멋진 생명력을 불어넣은 리듬 섹션들이 바로 맥스 로치와 오스카 페티포드라는 것에 한번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 외 Misterioso, Orchestra at Town Hall, Monk’s Dream, Big Band and Quartet in Concert, Solo Monk, Underground 등 너무 좋은 앨범과 곡들이 많지만 이번 영상에서 다 소개해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뉴욕에서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 학점을 채우기 위해 뮤지션별 앙상블 수업을 들었었을 때 마일스 데이비스, 선 라, 칙 코리아 등 재즈 뮤지션들의 오리지널 곡과 컨셉으로 연주하는 앙상블 수업을 선택했어야 했는데요. 그때 당시 어렵게만 느껴지던 몽크 앙상블 수업에서 그의 곡들을 연주하며 몽크의 작법을 좋아하기 시작했었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 잊고 살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참 고맙고 즐거웠던 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1962년, 델로니어스 몽크는 컬럼비아 레코드와 계약 후 첫 컬럼비아 앨범인 Monk’s Dream을 발표했고 곧 베스트셀러 LP가 되었으며 그는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게 되죠. 전설적인 색소폰 연주자 존 콜트레인은 1960년대에 그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몽크와 함께 작업하면서 저는 최고 수준의 음악 건축가와 가까워졌고 그로부터 감각을 통해, 이론적으로, 기술적으로 모든 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낍니다.“

 

그는 60년대 Criss Cross, Monk’s Dream, It's Monk Time, Straight No Chaser 그리고 Underground와 같은 앨범으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컬럼비아 레코드는 점차 젊은층의 입맛에 맞추기 시작했고 당시 몽크와 재즈 뮤지션들은 음반사의 우선 순위가 되지 못했으며 그런 음반사의 무관심과 동시에 몽크의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한 1970년대 말부터 그는 서서히 공연을 그만두고 은둔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1982년 2월 17일 뇌졸중을 앓던 중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몽크는 그만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의 사후인 1993년 몽크는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퓰리처 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오늘날 셀로니어스 몽크는 미국 음악의 진정한 거장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곡은 빼놓을 수 없는 재즈 레퍼토리의 중요한 핵심이자 많은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연주됩니다. 그는 다큐멘터리 수상작과 일대기 그리고 학구적 연구의 단골 주제이며, 그를 위한 헌정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황금 시간대 방영되는 주인공이였죠. 심지어 재즈 교육을 촉진하고 새로운 세대의 음악가들을 훈련 시키며 격려하기 위한 교육기관은 그의 이름을 본 따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도 부탁드리며 다음 이 시간에 유익한 뮤지션 및 앨범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xPGF7V9XOr8